2021년 부동산 시장은 전체적으로 2020년의 시장 추이가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기록했다. 주택, 중소형 빌딩(꼬마 빌딩),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구분상가 등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전 상품군에 걸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주택과 중소형 빌딩 시장은 두 자릿수가 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장에 뿌려진 막대한 유동성에 기인한 자산 가격 상승이 2021년에도 이어진 결과로, 이 시기에는 대부분의 자산 가격이 상승해서 투자한 자와 투자하지 못한 자 간에 부(富)의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중소형 빌딩 시장도 유동성 공급이 본격화한 2020년 3분기부터 거래량이 급증했고, 작년 1분기 거래량의 약 두 배까지 증가한 분기별 거래량은 2021년 들어서도 높은 수준을 이어 가고 있다. 반면에 2021년 10월 이후 주택 시장은 거래량 급감과 가격 상승 폭 축소가 이어지면서 시장이 변곡점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중소형 빌딩 시장은 새해에도 상승 추이를 이어 갈 수 있을까.
주택 시장의 대체 상품
주택 시장은 정부의 고강도 규제 정책으로 신규 투자는 엄두를 낼 수 없다. 1주택을 보유 중인 투자자가 여유자금으로 주택 한 채 더에 투자하려면 취득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중과, 양도세 중과 등 취득부터 처분 단계까지 중과세를 각오해야 한다. 또한 대출 활용도 녹록지 않다. 최근의 주택 거래량 감소의 주된 원인이 주택담보 대출과 전세자금 대출 등 대출 여력 축소에 기인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데, 2022년에는 보다 강화된 차주단위 DSR이 적용되고 전세자금 대출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포함되어 금융을 활용한 주택 투자는 더욱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반면에 중소형 빌딩 구매를 위한 부동산 임대사업자 대출은 가계부채와 별도로 관리되는데, 새해에도 중소형 빌딩에 대한 특별한 대출 제한은 예정된 것이 없다. 강남구 30평대 아파트 가격이 20억~30억원까지 올라가면서 은행 대출을 활용하면 기존 아파트 매각 자금으로 꼬마빌딩을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다. 주택 시장 규제의 풍선효과로 대체 상품으로 인식되는 중소형 빌딩 수요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헤지
수익형 부동산의 이론적인 내재 가치는 부동산에서 창출되는 임대수익과 시장 기대수익률의 함수에 의해 결정된다. 임대수익이 증가하거나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면 부동산 가치는 상승하고, 반대로 임대수익이 감소하거나 기대수익률이 높아지면 부동산 가치는 하락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 기대수익률도 오르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은 중소형 빌딩 투자 시장에는 부정적인 요소임은 틀림없다. 다만, 전적으로 금리 인상 단일 요인으로 시장을 판단할 수는 없다. 중소형 빌딩에 대한 수요, 금리 인상 속도와 인상 폭, 인플레이션, 건물의 임대료 인상 여부 등에 따라 금리 인상에 따른 부정적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다. 2021년에 두 번이나 기준금리가 인상됐지만, 중소형 빌딩 시장에 금리 인상으로 인한 영향은 미미했다.
금리 인상 이슈와 함께 살펴볼 부분이 인플레이션이다. 장기간의 유동성 공급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을 불러왔고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서 실물 자산인 부동산 투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100억원으로 보다 많은 투자이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 상품을 선택했다면,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투자 수익은 많지 않아도 인플레이션을 헤지(hedge·회피)할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하게 되는데, 학자들 사이에 이견은 있지만 일반 투자자들에게 부동산은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가격상승 피로감 vs 매물 부족
중소형 빌딩 시장이 주요 투자 상품으로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시점은 코로나19로 인한 최근이 아니라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미국을 중심으로 금융 시장이 흔들렸고, 이미 그보다 10년 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경험한 발 빠른 투자자들은 빌딩 투자에 나섰다. 이후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 빌딩 시장은 한 번의 가격 부침도 없이 현재까지 오름세를 이어 가고 있다. 아직은 높은 가격을 매수자가 쫓아가는 양상이다. 하지만 10년 넘게 상승하고 특히 최근 2년간 급등한 건물 가격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 있다. 작은 시장 변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개연성이 큰 상황이다.
다만, 2021년 하반기에도 중소형 빌딩 시장은 건물 소유자가 매매 협상에서 우위를 갖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 수요보다 시장에 매물 수가 극히 적다 보니 가뜩이나 높은 매매 가격이 더 올라가지만 투자 물건 부족으로 거래량은 감소하고 있다.
2022년에는 지난 2년 전과는 다른 양상의 시장이 될 것이다. 유동성도 축소되고, 금리도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반면에 인플레이션 우려와 아직도 풍부한 유동성에 넘쳐나는 투자 수요로 당장 시장에 변곡점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재 중소형 빌딩의 투자 목적이 임대수익보다는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1~2회의 추가 금리 인상에도 투자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가격 상승 폭의 축소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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