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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생활

한약과 음양음행

by JoAn Healing 2020. 8. 5.

한약과 음양음행-----------

 

  일반적인 약물학이나 약리학을 동양의학은 본초학이라고 하는데, 본초라는 뜻은 사람의

인체에 질병이 들었을 때 사용하는 약제의 뜻이 깊고 본초에 대해서는 황제내경에 이미

사용되고 있으며,  본격적으로 약물이라는 이름과 다름 없이 사용하게 된 것은 중국

명나라의 이시진(1518-1593)이라는 사람이 약 30여 년의 세월을 두고 만든 본초강목이라는

책을 만들게 되면서부터다.

  본초강목은 동양의학 중에서도 약물을 이용하여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모든

분들이 교과서처럼 사용하는 책이 되었는데 52권으로 된 약물 서적이다. 본초강목은 약

2,000여 가지의 약물들을 집대성하여 만든 책이다.

  대개 동양의학에서 약물을 구분할 때는 약물의 성질과 맛과 약물이 가지고 있는 기에

따라서 상약과 중약과 하약으로 구분하고 상약은 보제를, 중약은 화제를 하약은 공제를

원칙으로 하는데, 사람의 체질과 체력을 보아 가면서 몸의 정기를 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할 것인지 정기를 보하는 것과 치료를 함께 할 것인지, 아니면 병을 공격하여

치료에 중점을 둘 것인지를 가려서 하는 동양의학의 독특한 약물치료의 방법이다.

  상약은 사람의 기혈을 보하고 진액을 보태어 주는 방법으로서 대개 군약이라 하고,

중약은 주로 오래되고 고질적인 만성병을 치료하는데 쓰이는데 신약이라 하고, 하약은

질병을 직접 공격해서 치료하는 약미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좌약이라고 한다.

  동양의 사상은 직관적인 사고를 도입하고 있는데, 하늘과 사람과 땅을 우주에서 세 가지

으뜸되는 것이라 하여 삼원이라 하고, 이러한 사상은 사람이 질병을 치료하는 약을 만들

때도 그대로 도입하여 상약은 하늘에, 중약은 사람에, 하약은 땅에 각각 비유하여 배합하고

약을 만든다.

  군이라는 글자는 다스릴 윤과 입구가 합하여 군이 되는데, 이는 만백성을 지도하기

위해서 뜻을 하달한다는 의미가 깊다. 신은 말 그대로 신하의 의미이고, 좌는 졸병, 사병,

병졸의 뜻이 깊다. 상약은 독성이 없고 사람이 오래 먹어도 해가 없으며, 중약은 독성이

있는 약도 있고 없는 약도 있으며, 하약은 대개 독성이 있는 약미들로 구성되어 있다.

약제의 구성을 살펴보면 군약 하나에 두세 가지의 신약과 대여섯 가지의 좌약으로 기본을

이루고 사람의 체질과 병의 증상에 따라 가감을 하게 된다.

  또한 사람의 체질을 가려 기를 보해줄 것인지, 혈을 보해줄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아는 십전대보탕이라는 약을 살펴보자.

이 약은 기와 혈을 보해주는 약이다. 이 약의 구성을 살펴보면 인삼, 백출, 백복령, 감초,

천궁, 당귀, 숙지황, 백작약, 황기, 육계 등의 열 가지의 약미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기서

인삼, 백출, 백복령, 감초를 사군자탕이라 하여 인삼이 군약이 되고 기를 보하는 약이 된다.

또한 천궁, 당귀, 숙지황, 백작약은 사물탕이라 하여 혈허에 쓰는 약이다. 결국 사군자탕과

사물탕을 합하면 팔문탕이 되고, 기화 혈을 모두 보하게 되고 여기에다 황기와 육계를

합하면 십전대보탕이 되는 것이다.

  또한 한약으로 치료하는데 있어서도 만약에 상초에 열이 있고 하초에 냉하다면 상초의

열을 내리고 하초의 냉을 다스리고 중초를 화평하게 하여 상, 중, 하초의 균형을 이루게

해주는 치료로서도 역시 침구경락학과 다름이 없다고 할 것이다. 약물을 음양으로 구분할

때는 약제의 종류와 성질과 맛과 가지고 있는 기에 따라서 다르게 되는데 맛에는 기본적인

다섯 가지의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으로 나누고 이 다섯 가지의 맛을 다시 네

가지의 성질로 나누고, 종류로는 털과 날개가 달린 동물이냐, 곤충이냐, 어패류이냐,

식물이냐에 따라 달라지며, 식물 중에서도 잎과 줄기와 열매와 뿌리가 다르게 된다.

  어패류는 음에서 생하여 양에 속하고, 털이 있는 동물이나 날개가 달린 동물은 양에서

생하여 음에 속하게 된다.

  기에는 약물이 가지고 있는 색깔에 따라 분류가 되는데 예를 들어 청색인 약물은 목기를

가지고 있고 그 맛이 매우면 맛으로는 금에 속한다.

  맛으로는 오미가 있지만 그 중에서 다시 네 가지 기운으로 나누게 되는데 차가운 성질의

약인지? 뜨거운 성질의 약인지? 따뜻한 성질을 가졌는지? 시원한 성질의 약인지를

구별하게 된다.

  예를 들면 부자는 맛이 매우니 오행에서는 금에 속하지만 성질은 열하여 양에 속하고

오행으로 생금수하여 하초가 허하고 냉할 때 쓰며, 상한의 음증에 쓰는 약이며,

수소양삼초와 명문에 쓰는 약이다. 결국 부자는 양중지양의 성질을 가진 약초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약물은 기와 미와 색과 성에 따라서 음양과 오행으로 구분지어지고 있는데

열한 약과 온한 약은 양이 되고, 냉한 약과 한한 약은 음이 된다. 열이나 온랭이나 한은

일종의 기의 표현이 되기 때문에 열한 약과 온한 약을 천양이라 하고, 냉한 약과 한한 약을

천음이라고 한다. 또한 맛으로는 달거나 매운 것은 양이 되고 쓰거나 떫은맛은 음이 되는데,

맛은 지오미에 속하고 땅에서 난다 하여 달거나 매운 것은 지양, 쓰거나 떫은 것은

지음이라고 한다.

  길경이라는 약은 색은 희고 맛은 쓰고 매운데 성질은 미온하기 때문에 음중에서 양성을

띠고 있으며 폐의 모든 질환을 다스리고, 백출은 희고 누른빛이 나며 성질은 온하며 맛은

달고 매우면서도 쓰며 비위를 돕고, 습을 제거하며 설사를 멎게 하고--. 숙지황은 색깔을

검고, 성질은 미온하며 신수를 자양하고 정과 골수를 보익하고 머리털을 검게 한다.

  결국 동양의학에서 약물을 쓸 때는 기본적인 경락학을 바탕으로 기와 미, 색과 성에 따라

어떤 경락을 소통시켜주고 보해줘야 질병이 낫게 되는지를 생각하게 되는데 오기, 오미,

오색등과 약성과 오행 상호간의 상극과 상생을 따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침으로 만약 질병을 치료하게 된다면 오장육부의 허실을 가려 허하면 보하고,

실하면 사하는 오행적인 방법을 이용하면 되는데 과연 약물 치료는 보사가 가능한가?

  이런 것들은 대개 약의 성질로 따지게 되는데 위에서도 설명을 잠시 했지만 차거나 더운

성질의 약이 있고, 하초의 기운을 상초로 오르게 해 주는 약이 있고, 상초의 기운을 하초로

내리게 해주는 약이 있으며, 안쪽의 기운을 밖으로 내뿜어 주는 약이 있고 안쪽으로 모아

주는 약이 있어서 인체 기운의 오르고 내림과 안팎의 출입을 조절해 준다.

  또 맛에 따라 성분이 달라질 수 있는데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의 지오미의

기본적인 맛뿐만 아니라 씁쓰름하고, 떨떠름하고, 짭짜름한 등의 중간적인 맛에 따라 인체

기운의 순환과 질병의 치료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조선시대 선조 때의 유명한 명의 허준의 스승인 유의태에 얽힌 일화 한 가지를

소개한다.

  어느 해 여름 유의태는 여름 감기가 들었는지 몸이 불편하여 진료실 한 쪽에 자리하고

누워 있고 제자들이 대신 환자를 돌보고 있는데 밀려오는 환자를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증세는 어떻고, 병은 언데 들었고 하는 것을 제자들이 보고하면 유의태는 누워서 말로

처방을 내리는데 "스승님, 머리 아픈 환자가 왔는데요?" 하고 유의태는 돌아누운 채로

환자의 목소리만 들어보고는 "곽향정기산!" 하였고, "복통 환자가 왔는데요?" 하면 역시

"곽향정기산!"하고 "몸이 부은 환잔 데요?"하면 "곽향정기산!"하고, "이분은

중풍인데요?"하면 "곽향정기산!" 하기에 제자들이 이상히 여기면서도 스승의 처방이라 감히

대꾸를 못하고 처방대로 약을 지어 보냈다.

  그렇게 약을 지어 간 환자들이 얼마 후 모두 병이 나아서 인사를 하러 들렀는데 유의태는

빙그레 웃고만 있었다. 이 때 한 제자가 "스승님, 어찌 머리 아픈 데도 곽향정기산이요,

중풍에도 곽향정기산인데 어찌하여 병은 여러 가지인데 약은 한 가지 처방으로 낫습니까?"

이 말에 유의태는 껄껄껄 웃으면서 "중초가 근본이야."하였다.

  '중초가 근본이야.'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동양의학은 비위를 참으로 소중하게 여긴다.

중초에서 수액과 진액과 영양을 공급하지 못하면 오장의 균형이 깨진다. 머리 아픈 환자가

왔다면 유의태라는 명의는 양명 두통으로 판단하고 곽향정기산을 썼을 것이고, 복통 환자는

중초를 다스려야 하니 곽향정기산이요, 몸이 부은 환자는 비습을 제거하기 위해서 아마

곽향정기산에서 사령산을 가미하였을 것이다. 그러면 중풍 환자는 왜 곽향정기산을 썼을까?

동양의학적으로 보면 중풍은 기의 정체로 오는 병이다. 중풍이라는 한자를 살펴보자. 가운데

중에 바람 풍이다. 중심이 바람에 흔들린다는 뜻이다. 곽향정기산은 곽향이 군약이 되어

중초를 다스리고 정기를 시켜주는 약이다. 곽향정기산은 중풍에 많이 쓰이는 뛰어난

처방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속담이 있다. 동양의학은 형이상학적이기는 하지만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의학은 특히 동양의학은 잔재주를 부리면 안되며, 동양의학을 공부하고

싶으면 자기 마음 다스리는 법부터 공부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은 변해간다. 하늘에는 인공위성이 지구 주위를 빽빽이 둘러싸고 있고,

덕분에 지구 반대편에 일어나는 소식이 불과 몇 시간 안에 방안에 가만히 앉아서 듣고

보는, 참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그야말로 첨단의 과학시대, 불확실성이

시대에 살고 있다.

  과학 문명이 빠르게 발달하는 이 시대의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중에서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의 천 년 후의 모습은 어떨까? 과학이 고도로 발달하고 콘크리트 문화가 고도로

발달하면 마지막엔 사막만이 남을 뿐이다.

  유의태가 머리 아픈 데도, 복통에도, 두통도, 중풍에도 거의 한가지 처방을 쓴 것은

사람의 몸에 침범한 질병을 읽어내는 눈과,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보중익기탕이라는 약을 한 번 살펴보자.

  인삼, 백출, 감초, 황기, 당귀신, 진피, 승마

  해설: 위에 열거한 일곡 가지 약제로 처방 구성이 되어 있는데 보중익기라는 말은 중초

중에서도 비위를 건강하게 다스려 경락의 기혈 순환 중에서도 상승하는 기를 보하고 다스려

준다는 말이다.

  황기는 음중지양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약초로서 성질은 따뜻하며, 맛은 달고 땀을

거두고 새살이 돋게 하고, 수소양삼초와 수태음폐경, 족궐음비경으로 귀속된다. 중초의

비위 허약으로 인한 복통과 체중이 줄어드는 것을 다스리고, 삼초를 보하는 성질이 있어

신과 명문을 보하여 원기를 돋운다.

  백출은 양성을 가진 약이며, 맛은 단맛이 나면서도 쓰고 맵다. 담비를 겸한 습을 없애주고

족태음비경과 족양명위경으로 들어가며 비위를 보하고 기혈을 보하여 수태 전후와 산후의

부좌화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약이며, 인삼은 원기를 대보하고, 감초는 능히 백약의

독을 풀고 모든 약을 조화하며, 성질은 따뜻하고 음중에서 양성을 가진 약이다. 다리에 있는

경락 중에서 음경인 족권음간경, 족태음비경, 족소음신경으로 들어간다. 온화한 성질의

약이라 열한 약에 쓰면 열성을 완화하고 한한 약에 쓰면 한성을 잘 풀리게 한다.

  당귀는 양성을 가진 약이라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맛은 달면서도 약간 맵고, 심을

보하고 혈을 생하여 허한 것을 보하고 어혈을 풀어준다. 당귀의 머리 부분은 지혈작용이

있고 당귀의 몸통은 양혈 작용이 있어서 피를 만들어 준다.

  진피는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고 양중에서 음성을 가진 약이며 따라서 팔다리의

태음경으로 들어가는 약이다. 비장과 위장을 건강하게 하고 폐를 윤택하게 하며 하초의

허랭을 치료하며 오랫동안 복용하면 인체의 나쁜 냄새를 몰아내고 기를 순환시킨다.

  승마는 성질이 차고 맛은 달면서도 쓰다. 위장을 맑게 해주며 모든 독성을 해독하는

능력이 있고, 양성을 가졌고 복통, 감기로 인한 두통과 오한발열, 내장의 어혈로 코피나

피를 토하는 것과 풍으로 인한 인후의 통증과 구내염, 치통을 다스린다. 기를 상승시키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하초가 허약하여 기가 모자라는 사람에게는 쓰지 못한다.

  인삼의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달다. 갈증을 없애주고 원기를 대보하며 진액을 만들고

오장을 보하고 눈을 밝게 하며 혈맥을 통하게 하고, 허번을 없애주고 영위기혈을 조화롭게

하며 반위, 심통, 곽란, 옆구리가 그득한 것을 없애준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천식을

가라앉히고 습담을 없애준다. 수태음폐경으로 들어가고 기중의 혈약이다. 승마와 함께 쓰면

비와 폐의 번열을 사하여 상승의 기를 보하고, 복령과 함께 쓰면 신기를 돋우어 하초의

원기를 보한다.

  위에 설명한 약제들을 살펴보면 황기, 감초, 승마가 음중에서 양을 생하는 약이고, 진피가

양주에서 음을 생하는 약이며, 백출, 감초, 인삼은 양중에서 양을 생하여 결국 중초의

기운을 보하고 양허에 쓰는 약임을 알 수 있다. 심한 육체의 노동으로 음식을 잘 먹지

못하여 몸에 열이 심하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쓰는 약인데 본제는 허증이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써야 한다. 반드시 내상이 심한 사람에게 써야 하며, 중초의 습열로

인하여 명치끝이 더부룩한 경우에는 이 약을 투여해서는 안되며, 얼굴이나 머리의 감염이

있거나 고혈압 등에서도 본제를 투여해서는 안된다.

  그야말로 탈진한 사람에게 투여하는 약이다.

  같은 중초를 다스려 주는 데도 곽향정기산과 보중익기탕이 이렇게 다르다. 요새 유행하는

말 중에 '맥도 모르면서 침통부터 흔든다.' 웃고 넘길 일이 아니라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유행어다.

  침도 마찬가지겠지만 약은 더더구나 그렇다.

  머리 아픈 데는 무슨 처방, 배아픈 데는 무슨 처방, 이런 한심한 공부가 계속되면

동양의학의 참된 진수는 이 땅에서 사라지며 내일의 의학은 불투명해진다.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만 했다고 의사가 아니다. 의사는 사람의 생명에 관계되는 사명감을 가진 천직이기

때문이다.

  한약 처방만 나열하고 어려운 문자만 쓰고, 말만 잘하고 머리 회전만 빠르다고 훌륭한

의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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